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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 꼼짝도 하기 싫은 사람들을 위한 요가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12. 2. 10:00
폐허를 걸으며 위안을 얻다
제프 다이어
프롤로그
p9.
이 책에 적은 일들은 모두 실제로 있었던 일이지만, 그중 몇몇은 내 머릿속에서만 일어났다. 마찬가지로, 이 책에서 일어나지 않는 일들 역시 내 머릿속에서만 일어나지 않았을 뿐이다.(★) 사실과 허구 사이에서 갈팡질팡할 것을 예감하게 하는 작가의 말이다...
쇠락과 몰락
로마 사람들의 연극하듯 사는 삶
p29.
할 일은 점점 줄어들었다. 아마도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에너지가 내 안에서 점점 줄어들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무언가를 끝까지 마치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졌는데, 그 역시 끝까지 해볼 만한 일들이 줄어들고 있었기 때문이다.p32.
나에게는 목적도 방향도 없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이삼십대 때보다 훨씬 적게 생각한다는 것, 나 스스로 빠른 속도로 폐허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모든 것에 대해 아무렇지 않아 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렙티스 마그나
폐허의 초기 단계
p41.
공항을 보면 그 나라의 사람들을 알 수 있다. 공항은 비공간(nonspace)의 경계에 있고, 그 설계는 세계 어디나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이다. 모든 건축양식 중에 국제 공항은 지역적인 특징이 가장 적게 드러나는 건물일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이유로, 오히려 세세한 부분에서 공항이 자리 잡은 지역의 특징들이 드러난다.p47.
인생이 대가를 요구하고 있는 거야. 숨기고 싶었던 모든 실망과 후회, 모든 쓰라림과 분노가 이제 폭발하듯 튀어나와, 그나마 남아 있던 보기 좋은 면과 희망의 마지막 조각을 지워내고 있는 거라고.p48.
차가운 스프보다 더 기운 빠지게 하는 건 세상에 없다. 음식이 역겨운 경우에는, 그 역겨움이 맹렬한 분노를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차가운 수프는 진을 빠지게 하고, 화를 내거나 불평할 힘까지 빠지게 한다.p51.
나는 침대에 누워 여행에 관한 오래된 질문에 사로잡혔다. 사람들은 왜 여행을 하는 걸까?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거기까지 생각하니 세 번째 질문도 이어졌다. 나는 삶에서 뭘 원하는 걸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p73.
언젠가는 남은 유적들이 모두 사라져 사막이 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수평선을 방해하는 수직 기둥들도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그것이 시간에 대한 공간의 최후의 승리일 것이다.수평선상의 이동
지루하게 움직이는 미시시피 강의 도시
p81.
외로울 때는 글쓰기가 친구가 되어줄 수 있다. 그건 또한 일종의 자기 보상. 어떤 일이 일어나지 않아 생긴 빈자리를 메워주는 방법(없던 일을 꾸며내는 것과는 정반대라고 할 수 있다)이기도 하다.꼼짝도 하기 싫은 사람들을 위한 요가
귀찮아서 쓰지 못한 자기계발서
p120.
'얼마나 나갔는가'보다는 '시작하려면 얼마나 남았는가' 하는 게 더 적절한 표현일 것 같네요.p130.
삶을 뒤에 남기고 떠나지만, 당신은 여전히 뒤에 남기고 떠나는 그 삶의 일부이기 때문에, 당신의 일부는 그곳에 남는다.호텔 오블리비언
암스테르담의 기억나지 않는 행복
p149.
마흔이 지나면 인생은 원래 낭비하기 위해 있는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되지.무한한 경계
발리에서의 영원한 공놀이
p165.
그게 우리가 본 녹색이었다. 그 녹색과 주변의 모든 것이 뿜어내는 비옥한 기운. 모든 것들이 온 힘을 다해 자라고 있었다. 자라서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어쩌면 자라는 일 자체의 즐거움만을 위해 그렇게 자라고 있었다.미스 캄보디아
석양을 기다리는 게으름
p194.
개발도상국을 찾은 방문객들은 거의 모두 솔직히 불결한 환경을 한번쯤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p198.
석양은 관광객들에게 꽤 부담을 준다. "석양을 보기에" 좋은 곳이라고 명성이 자자한 곳이라면 가보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스컹크
파리에서 만난 취한 여자
(★) 약은 시작도 말아야지
아르데코의 절망
시체를 보는 관점
p245.
그런 사람들에게 아르데코는 껍데기뿐인 화려함 뒤의 절망 또는 사람들을 자살로 이끄는 절마으이 원인이 아니라 자신을 과시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자극이었다.안에 내리는 비
디트로이트에서만 쓸 수 있는 책
p251.
나는 끊임없이 떠다녔다. 어디를 가든 나는 도피 중이었다.
여기에 하나의 교훈이 있다. 아니면 교훈이 아니라 그냥 사실일지도 모른다. 물건들은 없어진다. 그냥 사라진다.p254.
무언가를 일어버리지 않으려고 온 마음을 다 바쳐 노력하지만 그럼에도, 믿을 수 없지만, 그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걸 잃어버린다. 아끼는 물건일수록 언젠가는 잃어버리게 될 거라는 예감도 그만큼 더 확실하게 다가오고, 잃어버렸을 때 찾아오는 상실감도 크다. 그리고, 정말로 잃어버린다.p261.
이 모든 것 아래 망각의 욕망이 흐른다.구역
모든 욕망이 충족되는 곳
p289.
연속적인 것들을 동시적인 것으로 경험할 수 있다면 거리 따위는 무시할 수도 있다. 경험들은 특정한 장소와 연관해서만 기억되지만, "정신의 영역에서" 어떤 경험들은 (원래는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서로 떨어져 있는) 결국엔 하나의 장소와 시간을 공ㅇ하는 것으로 귀결된다.옮긴이의 말. 여행은 새로운 '구역'의 발견이다. / 김현우
p300.
'구역' 안에 있을 때는 다른 어디에도 가고 싶지 않다. '구역'이 아닌 곳에 있을 때는 늘 어딘가 다른 곳, '구역'에 가기를 소망한다. >> p61p301.
가슴 속에 품고 있던 꿈을 이룰 수 없음을 알아버린 사람들을 위한 위로로 읽힐 수도 있겠다.p301.
그리고 그는 그 행복을 '구역'이라는 단어로 표현한다.p303.
행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찾아서 느끼고, 그 다음엔 노력해서 지켜가는 것이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나면, 또 실제로 행복해지기도 하니까.(★)
제주도 책방에서 고른 책이다. 내가 무기력해서 집 밖으로 나가지 않으려고 하는 마당에 제목이 인상적이기도 했지만... 내용은 내가 기대한 것과 다른 여행기(?)이다보니... 여행이라도 가라는 의미인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