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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81. 고아열차
    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6. 6. 10:00

    크리스티나 베이커 클라인

    p12.
    천국이 그런 데가 아닐까. 우리가 가장 훌륭한 모습으로 머무르는 타인의 기억 속 한 공간.
    p21.
    그녀는 자신의 가슴을 쇠사슬 자물쇠가 달린 커다라 상자라고 생각하면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터득했다. 그래서 상자를 열고 감당하기 힘든 갈팡질팡하는 감정들, 억눌러지지 않는 슬픔이나 후회 등을 쑤셔넣은 뒤 꽉 닫아버린다.
    p47.
    하지만 샤츠만 씨는 얼굴을 찡그리며 고개를 젓고, 그떄 나는 내가 얼마나 외로운 신세인지 깨닫는다. 대서양 이쪽 땅에서는 내게 관심을 가질 만한 어른이, 내 손을 잡고 배에 태워주거나 내 배삯을 내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 나는 이 사회의 짐이고 어느 누구의 책임도 아니다.
    p56.
    우리 부모님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아일랜드를 떠났고, 우리 모두 풍요의 땅을 향해 가는 줄로만 믿었다. 하지만 결국 우리 부모님은 이 새로운 나라에서 실패했다.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면에서 실패했다. 굴욕과 타협이 따르고 자제심과 모험심이라는 상반된 덕목이 필요한 고된 이민 생활에 맞지 않는 나약한 성격이라 그랬을 수도 있다.
    p66.
    "견디면 돼" 남자아이가 말했다. "아니면 도망치면 되고, 운이 좋으면 죽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도 몰라.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선하신 주님만이 아는데 그분은 알려주질 않지"
    p166.
    내 안의 깊숙한 곳으로 침잠하는 기분이다. 나를 사랑하거나 돌봐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니. 항상 밖에서 안을 바라보고 살아야 하다니, 가련한 어린 시절이다. 실제보다 열 살은 더 먹은 느낌이다. 나는 아는 게 너무 많다. 사람들의 가장 못나 놈습. 가장 극단적이고 이기적인 모습을 보고 나니 경계심이 생긴다. 그래서 가식적으로 행동하는 법,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법, 실제로는 아무 느낌도 없으면서 공감하는 척하는 법을 터득하고 있다. 속으로는 마음이 무너지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법, 남들과 똑같이 보이는 법을 터득하고 있다.

     

    (★)
    소설 속의 일이 실제라고 믿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또 생각해보니 다른 책에서 읽었던 우리 과거 시절에도, 국가 시설에 강제로 끌려가거나 부모가 있음에도 고아로 취급되어 힘든 삶을 사신 분들이 있으니 해외라고 해서 다를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사람이 여러명 나오는 소설이 읽기 어려워지는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아마도 이름을 기억하기 어려워서인지도... 나 늙었나봐...

타인의 시선으로... Omniscient PO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