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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5. 고립의 시대 (The Lonely Century)
    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5. 27. 11:25

    노리나 허츠

    p73.
    그러나 외로움은 사회적 고립이나 공동체적 유대의 결핍으로만 초래되지 않는다. 남들이 내 말을 들어주거나 이해해주지 않을 때도 우리는 외로움을 느낀다. 스위스의 정신과 의사 칼 융의 통찰처럼 말이다. 외로움은 주변에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중요해 보이는 것을 남과 소통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관점을 남들이 인정해주지 않을 때 느낀다.
    p103.
    무례하고 무뚝뚝하고 자기에게만 몰두하는 도시인의 이미지는 단순한 고정관념이 아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도시에서는 사람들이 덜 정중하다. 인구가 밀집한 도시일수록 더욱 그렇다. 이것은 부분적으로 규모의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가 지나가는 사람을 언제라도 다시 볼 거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분명 그 사람에게 조금 무례해도 괜찮다고 느낀다. (가령 지나가다가 부딪혔을 때 사과를 하지 않는다거나 문손잡이를 붙잡고 서서 뒷사람을 기다려주지 않을 수 있다.) 익명성은 적대감과 무심함을 낳고, 수백만 명의 낯선 사람들로 채워진 도시는 너무나 익명적인 장소다.
    p112.
    경제학 이론에서 임대료 규제는 신규 주택을 지을 인센티브를 감소시키므로 주택 공급 부족을 악화시켜 결국 주택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p117.
    거래 기반의 관계가 위험한 이유는 그것이 정서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매우 적기 (돈으로 산 것이지 힘들여서 얻은 것이 아니므로) 때문에 우리가 결국 이것을 더 선호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p137.
    사람들이 결속감을 느끼려면 충분한 재원이 마련되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공공장소가 있어야 한다. 바로 이 곳에서 다름을 초월한 관계는 물론, 모든 관계가 태동하고 발전하고 단단해질 수 있다. 인종, 민족, 사회 경제적 배경에 상관없이 우리 모두가 교류할 장소가 있어야 한다. 서로 교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함께할 수 없다. 우리가 공유하는 기반이 없다면 우리는 공통의 기반을 발견할 수 없다.
    p157.
    공감 능력은 우리가 서로 이해하고 연결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런데 스마트폰은 우리의 주의를 산만하게 하여 공감 능력을 심각하게 좀먹는다. 이는 스마트폰이 우리의 주의를 잘게 파편화해 분열된 자아를 만들기 때문이다. 분열된 자아는 얼굴을 맞대고 친밀한 대화가 일어나는 물리적 현실 그리고 화면상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수십, 아니 어쩌면 수백 건에 달하는 텍스트다. 이미지 기반 대화 사이에 끼어 있다. 우리가 여러 방향으로 잡아당겨진다면 우리 앞에 있는 사람에게 관심과 온정을 오롯이 주기도, 상대의 관점에서 사물을 바라보기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p178.
    '포모 FOMO'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피어 오브 미싱 아웃 Fear of Missing out'의 약어로 당신은 혼자 집에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다른 어딘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봐 걱정하며 느끼는 초라한 기분을 말한다.
    p188.
    그러나 소셜미디어에서 우리는 상품화되고 재포장된 자아를 파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소셜미디어는 우리가 봄프를 내면화하게 함으로써 우리 대다수가 주변사람들보다 인기 없는 사람인 것처럼 느끼게 만들고 우리의 진정한 자아가 디지털로 보정한 자아보다 인기 없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여기에는 근본적으로 소외감이 따른다.
    p253.
    그럼에도 21세기에 나타난 감시에는 세 가지 새로운 양상이 있다. 첫째는 모니터링 되는 수준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이고, 둘째는 디지털 기술 때문에 사생활 침해가 우려스러운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이며, 셋째는 의사결정 권력이 지나치게 기계에 이양되었다는 점이다.
    p308.
    하지만 지금까지 살펴봤듯이 외로움은 순수하게 개인의 문제일 수 없다. 아울러 비록 로봇이 우리가 혼자인 느낌을 덜 받게 해주고 서로 연결되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켜준다고 해도 우리는 그 대가로 서로를 인간적으로 대하고 함께 관계 맺는 방식을 잃을 수도 있다. 우리가 로봇을 대하는 태도가 우리가 서로를 대하는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사람들이 로봇에게 매우 불친절할 때도 있다는 것을, 심지어 잔인할 때도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p353.
    이제 공유 주거와 공유 작업 공간이 지닌 모순의 핵심에 도달한 것 같다. 공유 주거 또는 공유 작업 공간 업체들은 남들과 가까이 살고 일하는 것이 지닌 이점을 팔고자 하지만 사회적 양보, 즉 공동체가 요구하는 힘든 일은 전혀 함께 하지 않는다. 진정한 우정이 그렇듯 진정한 공동체를 세우려면 일부 불편함을 참아내야 할 것이다.
    p365.
    외로움은 단일한 힘이 아니다. 외로움은 생태계 안에 머문다. 따라서 외로움 위기를 극복하려면 체계적인 경제 정치 사회적 변화를 일으키는 동시에 우리 개인의 책임도 인정해야 한다.

     

    (★)
    기술이 발달하면서 거리/시간을 구애받지 않고 소통이 가능하다고 믿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같은 주제를 가지고 서로 존중하면서 의견을 나누기는 하는 걸까? 나와 다른 생각에 수긍도 하지만 반대로 나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화내지 않고 상대에게 말을 해줄 수 있을까? 좋지 않은 것도 SNS에 공유해볼 수 있을까? 상대방의 실수나 치부에 대해서 비난하지 않고 감싸주는 대화를 우리는 과연 할 수 있을까? 내가 잘못한 것을 공개적으로 사과할 수 있을까?
    고립이란 것은 물리적인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같은 공간에서도 따돌림이 일어날 수 있고, 대화방에서도 대답없는 메아리만 울려퍼질 수도 있다. 내가 말할 때 누군가 경청해주고 공감해주고 때로는 반대 의견도 내주는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우리는 모두가 고립된 사람들이 아닐까?

타인의 시선으로... Omniscient PO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