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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5.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4. 18. 18:33

    올리버 색스

    1부 상실

    p22.
    우반구를 연구하는 일이 어려운 까닭은 환자 스스로 자신의 증상을 알 수가 없고 게다가 외부 관찰자도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p31.
    그는 검시가 다 끝났다고 여겼는지 모자를 찾기 시작했다. 그는 손을 뻗어 아내의 머리를 잡고서 자기 머리에 쓰려고 했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것일까? 그런데도 그의 아내는 늘 있어온 일이라는 듯 태연한 모습이었다.

    <길 잃은 뱃사람>

    p61.
    그는 순간 속의 존재이다. 말하자면 망각이나 공백이라는 우물에 갇혀서 완전히 고립되어 있는 것이다. 그에게 과거가 없다면 미래 또한 없다. 끊임없이 변동할 뿐 아무 의미도 없는 순간순간에 매달려 있을 뿐이다.

    <몸이 없는 크리스티너>

    p97.
    그 누구의 동정과 도움도 받을 수 없다는 것, 이것 또한 가혹한 시련이다. 그녀는 장애인이지만 그것이 겉으로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그녀는 시각장애인도 아니고 신체가 마비되지도 않았다. 겉으로 나타나는 장애는 아무것도 없다. 따라서 종종 거짓말쟁이나 얼간이로 취급된다. 우리 사회에서는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숨은 감각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누구가 같은 취급을 받는다.

    <침대에서 떨어진 남자>

    (★) 자신의 신체 일부가 자신의 것임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례

    <매들린의 손>

    p115.
    단 하나라도 좋으니 무언가 돌파구를 얻기만 한다면 (단 하나의 동작이라도 좋고, 지각이라도 좋고, 충동이라도 좋고, 최초의 한 마디라도 좋다. 헬렌 켈러에게 '물'이라는 단 한마디가 그런 역할을 했듯이 말이다.) '무'였던 세계가 '전부'로 뒤바뀔 가능성이 있다.

    <환각>

    p123.
    신경학자가 말하는 환각이란 우리 신체의 일부분(보통 팔다리 가운데 하나)을 잃었는데도 그 뒤 몇달이나 몇년동안 그것이 끊임없이 느껴지는 (혹은 기억나는) 현상을 말한다.

    <숲으로>

    p132.
    인간에게는 우리 스스로 자부심을 느껴도 될만한 오감이 있다. 그리고 그 오감덕분에 감각세계를 감지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오감말고도 다른 감각이 있다. 그 비밀스러운 감각은 제육감이라는 것이다. 오감만큼 중요한 것이지만, 제대로 인정도 대접도 못받고 있다.

    <대통령의 연설>

    p146.
    지능은 높지만 극심한 수용성 언어장애나 완전 언어상실증에 걸려 말을 이해할 수 없게된 환자들에게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그들은 언어상실증에도 불구하고 남들이 하는 말을 거의 이해한다.
    p148.
    언어상실증 환자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말을 듣고 속는 일도 없다. 그러나 이해할 수 있는 것은 확실하게 파악한다. (중략) 언어를 사용해서 거짓말을 하기는 쉽다. 그러나 표정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언어상실증 환자들은 그 표정을 간파하는 것이다.

     

    2부 과잉

    p159.
    '몸 상태가 좋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불만스러울 아무런 이유가 없다. 사람들은 그것을 항시 누리고자 한다. 불만 상태와는 아주 정반대의 대착점인 것이다.
    p161.
    '위험하리만치 좋은 몸 상태'와 '병적인 특출함', 그것은 기만적인 행복감이다. 그 밑에는 심연이 입을 벌리고 있다. 그것은 과잉이 놓은 무시무시한 함정이다. 그것은 자연이 놓은 함정일수도 있고, 우리 자신이 놓은 함정일수도 있다. 전자는 도취로 인한 일종의 이상증세로 나타나고, 후자는 흥분에 대한 광적인 탐닉으로 나타난다.

    <익살꾼 틱 레이>

    p175.
    주중에 일할 때는 할돌을 투여하지만 주말에는 중단하고 자유롭게 '비상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 3년전부터 그는 그렇게 하고 있다. 그래서 현재는 두 사람의 레이가 있다. 할돌을 사용하는 레이와 사용하지 않는 레이.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는 진지하고 차분한 시민으로 그리고 주말에는 <익살꾼 틱 레이>가 되어 경박하고 열광적이고 영감에 가득찬 인물로 변신한다.

    <큐피드 병>

    p186.
    중독이나 병에 의해 해방과 각성이 일어나지 않는 한, 정신과 상상력은 무뎌진 상태로 잠들어 있다는 사실, 그 얼마나 역설적이고 잔인하며 아이러니한 일인가!

    <정체성의 문제>

    p193.
    이야기를 만들어 내거나 공상하는 힘은 그 자체가 뛰어난 재능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것은 앞서 말한 착란 상태로 인해 발생된 것이다. 왜냐하면 환자는 매순간 자기 자신과 자신의 주변세계를 문자 그대로 창조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각자 오늘날까지의 역사, 다시 말해서 과거라는 것을 지니고 있으며 연속하는 '역사'와 '과거'가 각 개인의 인생을 이룬다. 우리는 누구나 우리의 인생 이야기, 내면적인 이야기를 지니고 있으며 그와 같은 이야기에는 연속성과 의미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곧 우리의 인생이기도 하다. 그런 이야기야말로 우리 자신이며 그것이 바로 우리의 자기 정체성이기도 한다.
    p194.
    우리가 우리 자신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기 자신에 대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예, 신부님, 예, 간호사님>

    p205.
    감정도 의미도 그녀의 세계에서는 사라지고 없었다. 그녀는 그 어떤 것이든 '현실의 사물'로서 ('비현실'의 것으로서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모든 것이 균일화되고 동등한 가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것이 의미를 상실하고 만 것이다.
    p207.
    익살스럽고 때때로 재기가 넘치는 듯이 보이지만, 그들의 세계는 분해되고 침식되어 무질서와 혼돈 상태에 있다. 이미 어떠한 마음의 기반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투렛 증후군에 사로잡힌 여자>

    p213.
    이 노부인은 그 누구의 흉내도 낼 수 있었다. 흉내를 냄으로써 자기 자신이 사라졌기 때문에 결국 그녀는 그 누구도 될 수 없었다.

     

    3부 이행

    <회상>

    p249.
    대뇌피질의 발작을 일으키는 부위 즉 회상을 일으키는 진원에 대항하는 미소한 부분을 제거하면, 되풀이해서 떠오르는 장면을완전히 없앨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회상과 기억 항진 상태를 정지시키고 망각과 기억상실 상태로 뒤바꿀 수 있다.

    <억누를 길 없는 향수>

    p255.
    강제회상은 편두통과 간질이 발작했을 때 그리고 최면 상태에 빠졌을 때, 나아가 정신병에 걸렸을 경우 등에 일어난다.

    <인도로 가는 길>

    p261.
    이른바 '스테로이드 정신증' 환자는 흥분하거나 혼란에 빠지는 일이 종종 일어나는 반면에 바가완디는 늘 정신도 멀쩡하고 조용하고 침착했다.

    <내 안의 개>

    p268.
    프로이트는 인간의 후각에 대해 인간이 성장하고 문명화되는 과정에서 억압된 '희생양'이라고 쓴 적이 여러번 있다. 

    <살인>

    p278.
    그러나 이란 잊었다가 나중에 다시 되살아난 기억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면 좋을까? 기억상실이 왜 일어났고, 왜 기억이 급작스럽게 되살아났을까? 완전한 망각에서 그토록 격렬한 회상으로 전환된 까닭은 무엇일까?

    <힐데가르트의 환영>

    p285.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환영이 하찮고 꺼림칙하고 아무런 의미도 없는 생리적인 현상일수도 있겠지만, 선택된 소수의 사람들에게는 지고한 황홀감에서 나오는 영감의 원천이 될 수도 있다.

     

    4부 단순함의 세계

    p290.
    그들의 마음을 설령 '지능상의 결함'이 있다손 치더라도 그 이외의 정신적인 면에서는 흥미롭고 완전하다고 말할 수 있는 정도이다. 우리는 지적 장애인이 가진 마음의 '질'을 인정해야 한다.

    <시인 리베카>

    p302.
    의자에 앉아서 가식없고 숭고한 자연의 경치를 즐기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나는 우리가 그녀에게 접근한 방법이나 평가가 아주 터무니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방법이나 평가는 결함을 발견할 수 있을 뿐, 결코 능력을 찾아내 수 없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사전>

    p321.
    설령 특수하고 좁은 영역일지라도 마틴이나 호세 그리고 쌍둥이 형제와 같이 지능이 낮은 사람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까닭은 그들에게 '창조적 지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해하고 소중하게 키워주워야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지성이다. 

    <쌍둥이 형제>

    p325.
    우리는 그들을 어떤 틀에 끼워 맞춘다든지 시험하려는 시도를 버려야 한다. 그 대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아렬고 해야 한다. 마음을 열고 조용히 관찰해야 한다. 일체의 선입견을 버리고 겉으로 드러난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로 대해야 한다.

    <자폐증을 가진 예술가>

    p356.
    나는 할수만 있다면 거의 언제나 내 환자에게 글자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게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환자의 능력을 어림짐작하고, 아울러 표현된 내용을 보고 환자의 성격이나 스타일을 잘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p375.
    자폐증 환자는 추상적이고 범주적인 것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구체적인 것, 개별적인 것 하나하나가 소중할 뿐이다.
    p377.
    자폐증 환자는 원래 좀처럼 외부 세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고립적으로 살아갈 '운명'에 놓인다. 그러나 바로 이점 때문에 그들에게는 독창성이 있다.

     

    (★★)
    이 책은 두번 읽었다. 처음에는 하얀 종이에 검정색 글자로구나 했는데, 두번째에는 각 환자들의 상태나 내용이 눈에 들어오면서 흥미롭다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 우리가 책을 읽을 때 이해가 되든 안되든 뇌의 같은 부위가 활성화 된다고 하는데, 그래서 눈에 잘 들어오지 않고 그냥 글자를 읽더라도 책을 읽는 것이 스스로에게 좋은 일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해외에는 정신분석에 대한 부분이 더 세분화되어 있는 것 같다. 심리적인 치료나 의학적인 치료가 같이 되는 것도 좋을 것이고, 실제로는 심리나 정신이 아닌 물리적 이상으로 발현되는 상황들에 대해서도 뇌 전문가나 신경 전문가의 협진이 가능한 것도 같아서 좋은 환경 같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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