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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9. 헝거
    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1. 19. 11:19

    록산 게이
     

    p32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더 크게 반복적으로 해야만 한다. 그래야 우리는 이 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는 기준에 힘없이 굴복하지 않고 저항할 수 있다.

     

    p55
    어린 시절 앨범 속의 사진들은 내가 행복하고 온전했을 때의 유물과도 같다. 이것은 한때 내가 예뻤고 가끔은 귀엽고 살냥했었다는 사실의 증거물이다. 지금 당신이 보는 내 모습 밑에는 예쁘고 여성스러운 물건을 사랑하는 예쁜 소녀가 아직 살아 있다.

     

    p65
    그 소년들은 나를 아무것도 아니게 대했고 나는 정말로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었다.

     

    p115
    이미 고장이 나버리고 너무 연약해져서 그러한 면죄부를 받을 수조차 없는 상태였다. 설령 진실이었다고 해도 진실을 아는 것과 진실을 믿는 것은 다른 일이며 그 둘을 일치시키는 건 생각처럼 쉽지 않다.

     

    p183
    밤이 오면 나 자신을 직시하며 내가 실패한 모든 방식과 직면한다. 대부분의 날에 나는 운동하지 않았고 아침의 다짐들은 하나도 지키지 않았다. 이미 하루를 망쳐버렸으니 그 다음에 일어나는 일은 뭐가 됐든 중요하지 않다. 나는 폭식을 하기 시작하고 내가 먹고 싶은 정도보다 더 많이 먹는다. 구역질이 나고 위산 때문에 속이 쓰린 상태로 잠이 들면서 나는 내일을 생각한다. 내일부터 내일부터는 달라질거야. 나는 언제나 내일이라는 희망에 애처롭게 매달린다.

     

    p299
    내가 성공하면 할수록 점점 더 자주 사람들은 자기들 마음 속에 있는 생각, 즉 내가 내 몸 이외에는 어떤 것도 될 수 없다는 생각을 주지시키려 한다. 내가 아무리 눈부신 성취를 하더라도 나는 뚱뚱할 것이고 그것이 그들에겐 가장 중요한 사실인 것이다.

     

    p336
    나의 가장 큰 두려움은 내가 이 흉터를 단 하나도 걷어내지 못하고 사는 것이다. 나의 가장 큰 희망은 언젠가, 어느날 내가 이 흉터의 대부분을 잘라내는 것이다.

     
    (★)
    저자의 성폭행 기억이 사랑 받지 않아야 할 존재로 스스로가 만들게 만들어 버린, 그러나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조금씩 극복해가는 이야기다. 사랑스러운 그녀가 잔인한 소년들에게 겁탈당한 뒤, 자신의 몸을 고문(폭식)하는 것은 아무래도 그 잘못한 아이들이 제대로 처벌 받을 사회적 법규나 문화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라. 여전히 우리 사회 역시, 색안경을 끼고 피해자를 바라보기를 먼저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녀가 글에 재능이 있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말로 직접 내뱉지 않더라도 글이라는 방식으로 속마음을 털어 놓을 수 있었으니까. 
    추신1. 책의 활자체가 맘에 들었다. 타자기로 친 느낌이 조금 나는. 이런 형태의 책을 읽고 싶어 찾아봤는데, 아무래도 요즘의 도서 편집의 방식은 뭔가 ... 세련됨이 더 우선일 수도 있을지도.

독서생활자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