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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6. 섬의 애슐리
    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1. 19. 10:43

    정세랑

    * 미메시스

    p20.
    "너도 가지 않을래?"
    아빠가 물어준 건 기뻤지만, 아빠도 내 대답을 알고 물었을 것이다. 내가 없어도 그 가족은 완결되고, 본토에는 내 자리가 있을 리 없었다. 거리감을 유지해야만 했다. 서로를 해치지 않는 거리감을.

     

    p49.
    그러니까 나는 그 모든 혼란을 통제하는 리더, 섬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남자의 어깨 위에서 춤을 추게 된 것이다. 그제야 진정으로 <섬의 애슐리>가 된 기분이었다. 다른 355명의 애슐리는 내게 이름을 빼꼈다. 뒤늦게 섬에 받아들여진 셈이었고, 서러움이 잊힐 정도로 좋았다.

     

    p54.
    재난이란 것의 특성은 결국, 재난에 휘말린 사람의 개별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데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개인이 얼마나 선량하고, 얼마나 인류 공영에 이바지할 재능을 가지고 있는가는 전혀 고려되지 않습니다. 재난에게 공정함은 물론 효율성 조차 없는 겁니다.

     

    (★)
    한 작가에 꽂히면 최대한 그 사람의 작품을 많이 읽으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일단 이북 등으로 쓸어 담기한 작가는 정세랑. 사실, 짧은 내용이지만, 우리나라가 배경이 아닌 점, 다소 희한한 사회 문화를 접한다는 점,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주인공의 결단(?) 등이 있어서 내가 제대로 읽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애슐리는 수많은 애슐리를 대표하지 못하는 평범한 섬의 일원이지만, 자연재해 속에서 우연히 찍힌 사진 한장으로 일약 스타가 된다. 누군가에게 존재를 인정 받는 것은 소외 받던 애슐리에게 있어서는 정말로 기쁜 일이었겠지만, 한편으로는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는 단점도 있었다. 소설이 끝날 것 같지 않은 지점에서 끝난 것 같아 자꾸만 여운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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