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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5. 나는 아이를 낳지 않기로 했다
    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1. 18. 22:17

    애럴린 휴즈 엮음

    세미나 후 친구는 멀어졌고, 조금씩 우리의 우정을 끝냈다. 내가 이유를 묻자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아이들이 있어. 너랑 공통점이 없는 걸" (중략) 아이가 있는 친구들은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내 인생에서 사라졌다. 아이를 갖지 않겠다는 내 결정을 좌절케 하는 말 몇마디를 종종 던지기도 했다.
    "아이를 갖는다는 건 어떤가요?" 그녀가 답했다. "나는 우리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이들을 지킬 수만 있다면 달려오는 기차 앞에 누울 수도 있어. 하지만 내가 그 쪽이라면 갖지 않을거야. 즐기고, 세상을 봐야지. 창의적이고, 독립적이고, 자유롭게 살아야지. 남편이나 직장, 고향은 지나간 것이 될 수 있지만, 아이들은 영원하거든."
    자, 가족은 무엇인가? 무엇이 '가족'의 가장 좋은 정의일까? 핏줄로 묶여야만 하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결혼으로 남편과 아내가 되어 가족을 이룰 수 있을까? 소중한 친구들끼리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서로 삶의 증인이 되어주고, 함께 늙어가고, 아플 때나 건강할 때나 서로 돕겠다고 맹세한다면 부부보다 못할 게 있을까?
    그렇게 30년이 지나고, 어느 순간 깨달은 것이 있다. 젠장! 아이 낳는 걸 깜빡했네! 재밌는 삶을 살고, 회사를 세워 성공하고, 여행을 다니고, 집이나 비싼 신발을 사고 개기일식을 보러 짐바브웨이로 날아가는 등 원하는 게 생기면 언제든지 하고 살다보니, 좋은 남자를 찾아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일은 깜빡 잊은 것이다.

    (★)
    외국의 사례도 우리와 다를 바는 없지만, 기대했던 수준의 내용에는 조금 못 미쳐 아쉬웠다. 아이를 낳는 것은 그 아이를 키운다는 것을 수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위대한 일일지도.
    사람마다 능력이 다르다. 아이를 낳고 키우지 않는다고 비난 받아야 하나? 기본적으로 몸이 아픈 사람이 운동을 잘 못한다고, 운동을 해야 건강하다고 무작정 시킬 것인가? 사실 무작정 아이를 낳아 버리는 사람들은 적어도 아이를 낳았으니 괜찮은 건가?
    예전에 어떤 직장 동료가 해준 이야기가 있다. 아이를 키우는 어떤 엄마가 아이 없는 사람들이 나중에 자기 자식이 고생해서 낸 세금 혜택을 보는 꼴을 못 봐주겠다고. 그때 내 기억에는 미혼인 내가 지금 내는 세금으로 당신 아이가 혜택을 입고 있는데요...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던 것 같다.
    누가 틀리고 맞고의 문제는 아니다. 아이를 낳게 해줄 수 있는 사회적인 장치들도 더 보완이 되어야 한다. 경제적으로 어려울 것 같아 포기하는 경우들도 많다. 당장 내가 먹고 살기도 빠듯한데,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이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지 못할 것 같은 책임감이 너무 강한 사람들도 많다. 아니면 다른 여러 이유로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 어려운 사람도 있다. 비난하기보다는 저마다의 사정이 있나보다 하고 생각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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