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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그해, 여름 손님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1. 12. 17:09
안드레 애치먼
상대가 다른 여름손님이었다면 나는 화가 났을 것이다. 그런데 모두가 그를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기묘하고 작은 평화의 샘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다들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는게 문제될리 없잖아?
"네 이름으로 나를 불러줘. 내 이름으로 너를 부를게"
태어나서 처음 해본 일이었다. 그를 내 이름으로 부르는 순간 나는 그 전에, 어쩌면 그 후에도 타인과 공유한 적 없는 영역으로 들어갔다.나는 수 주일 동안이나 그의 시선을 노골적인 적대감으로 오해했다. 내 생각은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그의 시선은 상대방의 시선을 잡아 두려는 수줍음 많은 남자의 방식일 뿐이었다.
"두려워 하지 마라. 그런 시간이 올거야. 적어도 나는 오기를 바란다. 전혀 예기지 못한 상황에 올거다. 자연은 교활하게도 우리의 가장 약한 부분을 찾아내거든. 이것만 기억해라. 난 항상 여기 있다. 지금은 제가 아무것도 느끼고 싶지 않을 수도 있어. 이런 느낌이 찾아오기를 바라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 ㅇ쩌면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 대상이 내가 아닐 수도 있고. 하지만 네가 한 일을 느껴 보려고 하려므나"
"너희 둘은 아름다운 우정을 나눴어. 우정 이상일지도 모르지. 난 너희가 부럽다. 내 입장에서 말하자면 대부분의 부모는 그냥 없던 일이 되기를, 아들이 얼른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바랄 거다. 하지만 난 그런 부모가 아니야. 네 입장에서 말하자면, 고통이 있으면 달래고 불꽃이 있으면 끄지 말고 잔혹하게 대하지 마라. 밤에 잠 못 이루게 하는 자기 안으로의 침잠은 끔찍하지. 타인이 너무 일찍 나를 잊은 것 또한 마찬가지야. 순리를 거슬러 빨리 치유되기 위해 자신의 많은 부분을 뜯어내기 때문에 서른 살이 되기도 전에 마음이 결핍되어 새로운 사람을 만나 다시 시작할 때 줄 것이 별로 없어져 버려. 무엇도 느끼면 안 되니까. 아무것도 느끼지 않으려고 하는 건 시간 낭비야!"
(★)
영화로 본 사람들이 많겠지만, 나는 책을 먼저 읽고 영화를 보게 되었다. 사랑에 빠지는 계기는... 지금도 이해는 어렵지만, 성별을 배제하고 책을 읽다보면 그저 우리가 아는 평범한 사랑 이야기다.
추신1. 개방적인 부모님. 자식들을 존중하는 부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