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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아이가 잠들면 서재로 숨었다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1. 11. 18:33
김슬기
책은,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거울이 되었다.
정신적 과잉 활동인의 예민한 오감은 '유별나고 참을성 없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불러온다.
*정신적 과잉=멈추지 않는 두뇌그 끔찍한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엄마'라는 단어의 폭력성을 깨달았다. 엄마라는 단어가 지닌 보편성은 얼마나 무서운가. 엄마라는 말이 가진 이미지는 너무도 강렬해서, 내가 엄마가 된 순간 '나'라는 인간이 갖고 있던 개별성은 흔적없이 사라진다.
책은 나의 시선을 일순간에 저 높은 곳으로 끌어올려주고, 내 눈에 보이지 않던 세상을 눈 앞에 펼쳐 놓는다. 나는 내 시야의 편협함을 처절하게 깨달으며 짜릿하고 시원한 해방감을 느낀다. 나는 오늘도 놀라움을 넘어선 경악과 경이, 무한한 감동과 감사를 선사하는 책과 함께 생각의 높이를 올린다. 삶의 높이를 올린다.
(★)
최근에 읽은 많은 수필에서 저자들은 책을 통해 위안을 얻는다고 고백했다. 나 역시 요즘에 책의 세상에서 잠시 시름을 잊곤 한다.
아이를 가지면서 큰 변화가 생긴 여성들이 자신만의 시간을 오롯히 가지기는 어렵다. 책의 제목에서와 같이 결국에는 아이들이 잠을 자는 동안에 책과 함께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