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14 #바다

과거에 이직을 하면서 휴가로 일주일 혼자 통영-거제-부산-포항을 다녔던 적이 있다.
그 때는 뭐 안해도 시간이 금방 갔던 것 같은데, 지금은 딱히 하고 싶은 것 없이 멍 때리며 걷는 것 뿐이다.

다행히 어제와 같은 폭우는 아니어서, 바다 근처를 갈 수 있었다.
걷다보니 그 몇년전이 생각나서 나는 퇴사하고 바다를 가는 건가 하는 생각을 했다.

마음이 울적하면 바다가 보고 싶다 했는데, 마음이 울적하지만 가까이 있는 바다도 제대로 못보고 있는 기분이다.

어제 어떤 분이 면접 관련 질문을 하셨다.
결론적으로는 그 분이 원한 답은 못해주고, 물론 그 분도 듣고 싶은 답이 아니니
충고를 위장한 나의 견해를 넌지시 거부하셨으니 쌤쌤이다.
그런데 사실 내가 기분이 좋지 않아진 부분은 쉬는 게 부럽다고 하신 부분이었다.
사람마다 사정이 있다고 말했지만, 결국 내 마음은 삐딱선을 탔다.
그럼 이직 대신 쉬는 것을 생각해보시는 것은 어떤지...

겉으로 멀쩡한 과일도 속이 상한 경우가 가끔 있다.
속사정은 모두 다를 터이니 긴말하지 않았지만, 씁쓸한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