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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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말의 힘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1. 18. 09:31
이규호 p32 그러나 어떠한 사람도 하나의 언어 공동체에 속하지 아니하고 이 세상에서 생활해 갈 수는 없다. 사람은 누구나 남김없이 하나의 언어 공동체에 반드시 속하고 있다. 물론 하나의 언어 공동체에서 다른 언어 공동체로 넘어갈 수도 있고, 오늘날에는 한 사람이 여러 언어 공동체들에 동시에 관련될 수도 있다. 그러나 언어 공동체에 속하지 않을 수는 없다. 언어 공동체는 언어를 통해서 창조된 문화에 의해서 결합된 것이다. p61 말은 그 의미의 불확정성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보다도 바로 그 불확정성 때문에 복잡한 삶의 관련 아래서 분명한 개념을 정확하게 다듬어 낼 수 있다. 이것이 언어의 창조적인 기능이며 그의 신비스러운 비밀이다. p88 언어는 인간의 사유나 가능성을 열어주기도 하고 또한 제약하기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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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재인.재욱.재훈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1. 17. 22:43
정세랑 (★) 뭔가 시리즈 형태로 이 작품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재인의 능력을 제외하면 나머지 아니, 아니 형제의 능력은 제한적인 것이 아닌가 싶었다. 재욱의 불량을 보는 눈과 레이저 포인터의 연결 속에 물건은 다른 이의 손에 전달되어 더이상의 스토리는 재회가 아니면 안되겠지만 말이다. (스포인건가?) 또한 재훈의 열쇠도 마스터 키의 개념이 아니라면 결국 또 쓸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음 에피소드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소설을 통해서 현실 불가능을 상상하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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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세상의 주인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1. 17. 22:38
로버트 휴 벤슨 p100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죽음이란 참으로 기묘하고 아름다운 것이었다. 30년, 50년, 길게는 70년 동안 매달려 있더 단단한 현이 하나뿐인 거대한 악기의 고요 속으로 돌아간다. 음을 연주하는 손길에는 미세한 차이가 있지만 전 세계 곳곳에서 같은 음이 다시 울려 퍼질 것이고, 과거에도 같은 음이 울려 퍼졌다. 그러나 사람이 느끼던 고유한 감정은 사라진다. 어딘가 다른 곳에서 그 음이 영원히 들릴 거라는 생각은 바보 같았다. 다른 곳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p399 나는 주님의 눈을 가졌습니다. 이제는 믿음에 의지하지 않고 눈으로 보며 걸을 겁니다. (★) 교황이 추천하는 소설은 어떤가 하는 의문에서 출발했다. 진보/혁신이라는 미명 하에 잘못되 믿음과 신념이 획일화 되는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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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1. 17. 21:04
고수리p9 그러다 소위 꺾이는 여자 나이가 되었을 때, 갑자기 시한부 선고를 받은 사람처럼 문득 내 삶을 돌아보게 된다. 나, 지금 행복한건가? 계속 이렇게 살아도 되나?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지? 그 때 불현듯 결심했다. 더 늦기 전에 내가 좋아하는 일 하나쯤은 해봐야겠다고. 그래서 적지 않은 나이에 빡센 방송일을 선택했다.p48 시간은 쉼도 없이 흐른다. 그래도, 아니 그래서, 조용한 슬픔은 어쨌든 무뎌지긴 하는 것이다.p74 밋밋하고 사소해 보이는 그저 그런 일상에서 만나는 결정적 1분. 그건 아마도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에게 찾아 오는 선물같은 순간이 아닐까.p150 "엄마는 매화야. 매화는 춥게 살아도 그 향기를 팔지 않아. 그러니 딸, 가난하게 살아도 네 마음을 팔지는 마"p159 위로는 반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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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울지 않기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1. 17. 20:55
리디 살베르 리브레리아큐 월간책 >> 요기 p16 다시 거리로 나왔을 때 난 버럭 고암을(나: 고함이겠죠), 고함을 질렀어. 겸손해 보인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요? 잔뜩 숨죽인 어머니가 애원하더구나. 제발 조용히 좀 말해라. 얘야, 난 속이 부글부글 끓었단다. 부글부글 끓었어. 그 말은 내가 아주 바보처럼 착하고 아주 고분고분할 거라는 뜻이었어! p19 나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동시에 베르나노스의 를 읽는다. 이 고서는 어머니의 기억을 암울하게 보완한다. 나는 이 두이야기가 내 안에 불러일으키는 불안의 이유들을 해독하려 애쓴다. 이 불안이 내가 가고 싶지 않은 곳으로 나를 실어갈까 겁이 난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 불안들을 환기하자 어떤 미지의 수문을 통해 내 안에 모순된 감정들이 미끄러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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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연수원 살인사건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1. 16. 13:23
김경수 p19 성과장은 언젠가부터 자신의 가슴 한 쪽에 암세포처럼 자라는 덩어리를 느꼈다. 처음에는 그저 새로운 환경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스트레스 정도로만 여겼다. 하지만 그것은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하루가 다르게 커져만 갔다. 그것은 '공포'였다. 회사로부터 언제라도 버림받을 수 있다는 가장으로서의 공포 (★) 스포가 될 수 있다. 일단 살인 동기는 '야근'. 다소 허무하지만 직장인들이라면 공감되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다만, 우리는 마음 속으로 스스로를 죽이는 과정을 한다. 내일 아침에 버스나 택시가 사고가 났으면 좋겠다는 상상은 나도, 내 주변인들도 한번쯤은 해보았다고 한다. 이런 마음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찾을 수는 있을까? 참다가 곪아 터지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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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시간을 파는 상점 2 - 너를 위한 시간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1. 16. 13:17
김선영 p46 "대가를 아예 받지 않는 건 아니야. 대가라는 개념을 다르게 생각해보자는 거지. 보수. 그러니까 그게 돈이라는 개념이라고만 한정 짓지 말자는 거야. 방금 이현이가 얘기한 것처럼 그 사람의 경험이 쌓인다, 즉 그 사람이 미션을 수행하면서 쌓인 시간이 어던 영향을 받는지, 그러니가 '경험의 승리'라는 말을 시험해보자는 거지. 그 말이 맞는지 말이야." p60 누군가에게, 내가 쓴 시간이 유용하게 쓰인다면 성공한 삶이라는 말과 통하는 것 같았다. p81 "됐어 난, 그냥 살아 있을 뿐이야. 살아가는 게 아니라." 살아 있는 것과 살아가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p90 생각이 복잡했다. 어렵고 힘든 일이 한꺼번에 몰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략) 가슴 속에 긴장감이 고이며 그것이 큰 파도가 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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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시간을 파는 상점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1. 16. 13:03
김선영 p107 시간은 그렇게 안타깝게도 잔인하기도 슬프기도 한 것인가. 삶은 시간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과 함께하고 싶지 않은 사람 사이의 전쟁 같기도 했다. 함께 하고 싶은 사람과는 그렇게 애달파하고, 싫은 사람과는 일 초도 마주 보고 싶지 않은 그 치열함의 무늬가 결국 삶이 아닐까? p153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했다. 그 조각배에서 엄마가 내린 것이 아니라 든든한 키잡이 하나 더 탔다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아무리 거센 파도가 덮쳐온다 해도 엄마의 봇물 같은 웃음과 불곰의 진중함이 조각배의 균형을 잡아줄 것이다. p168 어떤 사람과의 시간을 자꾸 피한다면 시간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p211 이 바람은 또 어딘가로 내달릴 것이고 그 자리에는 난생 처음 맛보는 새로운 바람이 불어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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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이솝 증후군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1. 16. 12:54
제 4회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우수상김경수(★)소설 중에 마음을 끄는 문구는 없었다. 그렇다고 소설이 재미가 없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우리네 일상, 직장인들의 삶에 스릴러가 가미되었다는 정도.책 추천에서 언급된 것처럼, 읽는 내내 나의 회사 생활이 그려졌다. 아무래도 나 역시 짧지도 아주 길지도 않은 기간 회사 생활을 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물론, 나의 회사 생활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나는 소설의 배경과 같이 제조업 관련 시스템을 개발한 적은 있지만, 직접 신제품 개발에 관여한 바는 없으니까. 일반 회사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날 확률이나 통계적 수치는 대략 얼마일까? 물론 평범하지 않은 일상이다. 물론 소설이기 때문에 학력 위조나 외모 변장 등을 쉽게 할 수 있었겠지만, 현실이라면 다른 형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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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편집자는 편집하지 않는다 4˚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1. 16. 12:32
출판공동체편않 그런데 출판사에서 일해보니 '함께' 한 권의 책을 만드는 것도 좋았다. 춥고 더운 촬영장이 아닌 따뜻하고 시원한 사무실에서 할 수 있으니, 더 좋았다. 많지는 않아도 꼬박꼬박 월급이 들어오는 것도, 무엇보다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내 태도가 맘에 들었다. 상대에게 매달리는 연애만 하다가, 내가 먼저 대차게 차버릴 수 있는 연애를 하는 듯 했다. (책만드는 희) 저는 현대 사회가 가진 문제들의 대부분의 원인이 '다름'에 대한 오해에서라고 생각합니다. 책은 이러한 오해를 이해로 바꿀 수 있는 가장 좋은 통로라고 생각합니다. 문학은 작가나 문단의 것이 아닙니다. 작가의 손을 떠난 문학 작품은 책을 마주한 독자의 상상력으로 재탄생합니다. 문학은 특정 집단의 소유가 아니라 저마다 나름의 방식대로 향..